기획·한여진 기자 / 사진·문형일 기자
‘행복 전도사’ 정덕희 교수가 공들여 꾸민 안성 집을 찾았다. 자연을 벗 삼아 내추럴하게 꾸민 그의 집과 행복 생활법을 공개한다. |
‘여자가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 ‘정덕희의 說 , 수다, talk’의 저자이면서 KBS ‘아침마당’에서 맛깔스런 이야기로 사랑을 받고 있는 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의 정덕희(54) 교수의 경기도 안성에 있는 전원주택을 찾았다. 저수지가 한눈에 보이는 언덕배기에 위치한 그의 집에 도착하자 커다란 강아지 두 마리가 짖어대며 반갑게 맞이한다. 나지막한 대문을 열고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항아리, 맷돌 등 손때 묻은 소품들이 눈에 띄는데 나무들과 어우러져 마치 자연의 한부분인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길가에 핀 꽃을 보고 있으면 ‘난 참 행복한 여자’라는 생각이 들어요. 꽃도 나무도 다 생명인지라 사람처럼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해주고 한번이라도 더 만져주면 훨씬 싱싱해지고 잘 자라는 느낌이 든답니다.”
평범한 작은 농가였던 집을 구입해 기둥만 남겨둔 채 새롭게 단장했다. 지붕을 뜯어내고 벽면은 화이트 컬러 페인트를 칠하는 등 조금씩 손을 보아 지금의 근사한 집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8년 동안 단장하고 있는데, 아직도 완성된 게 아니에요. 전원주택은 그 계절에 맞게 꾸며야 자연과 어우러져 그 멋이 더해지거든요.”
얼마 전 우면동의 주택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아파트에서만 쭉 살았던 그는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찾던 중 이곳에 제 2의 집을 만들었다고 한다. “일년 내내 머무르는 곳이 아니라 더욱 신경을 쓰고 있어요. 시간이 날 때마다 내려와 조금씩 손을 보고 있죠.” 그는 봄에는 씨를 뿌리고 여름에는 마당 한구석 텃밭에 상추, 고추 등을 심어놓고 열심히 가꾸면서 전원생활의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지난 봄, 담벼락에 심었다는 마들렌은 어느덧 만발해 하얀 집과 무척 잘 어울리는 풍경이 완성됐다고.
오래된 항아리, 맷돌, 감으로 직접 물들인 커튼과 침구, 한지로 만든 네잎클로버 편지 등 정덕희의 집은 마치 보물상자 속 같다. 곳곳의 소품들은 모두 그가 오래 전부터 모아오던 손때가 묻은 것으로, 정원 한구석에 두었더니 자연과 어우러져 그 멋을 더한다고.
정덕희는 가장 좋아하는 사람으로 ‘맘 먹은 대로 살아라’와 ‘행복한 사람’의 저자인 타샤 튜더를 꼽는다. “타샤 할머니는 91살의 나이에 머리에 두건을 두르고 정원을 가꾸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살아요. 그분처럼, 나이를 더 먹어도 소녀 같은 모습으로 사는 것이 제가 꿈꾸는 삶이에요.” 활짝 웃을 때마다 반달처럼 처지는 눈매가 54세라는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수줍고 환한 얼굴을 보면 그의 꿈은 벌써 이루어진 듯하다.
(계속)
그는 남편을 닮아 더없이 자상한 아들 승필(27)과, 엄마를 닮아 유쾌한 딸 승민(25) 남매를 두고 있다. 그는 “수줍음이 많아 방송 출연을 고사하는 남편 때문에 얼마 전 이혼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며 웃는다. 이들 가족은 처음 안성에 집을 꾸몄던 2~3년 동안은 여름 내내 온 가족이 이곳에서 지냈을 정도로 집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 요즘은 일주일에 한번 정도 가족 중 시간이 맞는 사람과 함께 내려와 바비큐 파티도 하고 텃밭도 가꾸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여유를 즐긴다고.
정덕희는 이곳 안성 집을 놀이터라고 말한다. 그는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우울한 일이 있을 때면 항상 이 집을 찾아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 가만히 창가에 앉아 바람 부는 소리, 비 오는 소리, 햇살 쏟아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안정된다고. 온 가족이 함께 오면 남편은 앞마당을 가꾸고 아들은 요리를 하고, 자신과 딸은 공주처럼 여유를 즐기면서 남자들의 대접(?)을 받곤 하는데 은근히 그 재미가 쏠쏠하다고. 혼자있을 때는 창가에 앉아 차 한잔을 마시며 책읽는 시간을 즐긴다. 저수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거실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으로 사시사철 달라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낀다고. 그의 집은 욕실, 침실, 거실 등 어느 곳에 있어도 자연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자연과 함께 지내다보면 행복한 마음이 절로 든답니다. 그래서 집 안에서도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창을 많이 내는 데 신경을 썼어요.”
집 안을 둘러보면 말 모양의 소품들이 눈에 많이 띄는데, 말띠인 그를 위해 남편과 지인들이 선물한 것이라고. 들판을 뛰노는 말처럼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삶을 마음껏 즐기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7년 전 1인극 ‘이혼하지 않는 여자’에서 열연을 펼쳤을 만큼 다방면으로 재주가 뛰어나다. 최근에는 여성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홈페이지(www.jungduckhee.com)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고있다. 강의, 연극, 글 등 어떤 것이든 도전하면서 행복을 찾는다는 그의 활약을 다시 한 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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