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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인테리어 :: 넘치는 것 빼고 가볍게 살자_ 마이너스 라이프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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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 넘치는 것 빼고 가볍게 살자_ 마이너스 라이프

“살림 안 하시죠?” “사람 안 사는 집 같아요.” 경기도 안산시 부곡동에 사는 송경란(28)ㆍ서일규(35) 부부의 보금자리를 찾은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같다. 하얀 벽지와 바닥으로 한층 넓어 보이는 33평형 거실에 있는 거라곤 달랑 소파 하나. 그 흔한 TV, 오디오, 장식장 등을 이 집 거실에선 찾아볼 수 없다. 이름하여 불필요한 것을 과감히 없앤 ‘미니멀 인테리어’다. 과학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TV는 벽면으로, 에어컨은 천장으로 자취를 감추는 요즘, 모델하우스에선 마이너스 옵션제까지 등장하고 있다. 동네사람들을 불러모아 집안 살림살이를 자랑하는 건 옛말. 꼭 필요한 것만 갖추고 ‘가볍게~’ ‘심플하게~’를 외치는 지금은 마이너스 라이프 시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TV 없는 거실 풍경. 불편함보다 원하는 공간을 누리는 즐거움이 크다.


32평형 거실엔 달랑 소파 하나
꼭 필요한 것만 갖춘 '미니멀 인테리어'

갤러리 같은 집을 꿈꾸다


“무얼 걸어도 돋보이는 새하얀 갤러리 같은 집을 갖고 싶었어요.” 안주인 송경란씨의 얘기다. 20평형 신혼집서 숱한 짐들에 둘러싸여 살면서 줄곧 탁 트인 갤러리 같은 집을 꿈꿨다는 송씨. 1년 전 33평형으로 이사오면서 송씨는 불필요한 살림살이부터 줄였다. 여느 집 같으면 넓은 집으로 이사 할수록 살림살이도 하나 둘 늘기 마련이지만 송씨의 선택은 달랐다. 혼수로 해간 가죽소파와 로맨틱한 벨벳 화장대, 침대 헤드도 과감히 포기! 대신 언제든 맘만 먹으면 색깔을 바꿀 수 있는 아담한 천 소파 하나만 장만했다.


집안의 기본 컬러는 화이트. 벽지와 몰딩, 필름지, 대리석, 타일 등 모두 화이트로 맞췄다. 화이트 컬러로 집안을 최대한 넓게 보이게 한 뒤엔 각 공간별로 테마를 잡아 메인 가구를 하나씩만 들여놨다. 거실에는 소파, 침실엔 침대, 주방엔 식탁, 서재엔 책상. 그 밖의 것들은 일단 공간에서 제외됐다. 이리하여 48인치 TV는 베란다로, 대용량 냉장고는 다용도실로 쫓겨났다. 세 개의 방 중 하나를 아예 옷방으로 꾸민 것도 특징. 양쪽 벽에 붙박이장을 놓아 옷 수납을 위한 방으로 만들어뒀다. 붙박이장은 물론 화이트 컬러다.

가구를 없애는 대신 송씨는 벽면에 액자를 걸어두었다. 처음 아들내외 집을 찾고는 “그림 같다” 는 시어머니 얘기 그대로다. 마치 아담한 갤러리를 둘러보는 느낌. 송씨는 원단시장서 1마씩 천을 끊거나 남은 자투리 천을 이용해 그림처럼 액자에 담아뒀다.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진정한 마이너스 라이프


그렇다고 송씨가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는 ‘팔자 좋은 여자’일 거라는 생각은 접어두자. 결혼 4년차인 송씨는 매일 저녁 남편을 위해 밥 짓는 평범한 주부. 게다가 키우고 있는 세 마리 강아지도 돌봐야 하니, 해야 할 집안일이 만만찮다. 그렇담 그 많은 살림살이는 어디로 갔을까?

“살림살이가 아주 많은 편은 아니죠. 꼭 필요한 살림살이만 가지려 애쓰고 있거든요. 일단 자잘한 짐들은 안 보이는 곳에 수납해두고요.”송씨의 말마따나 침실엔 립스틱 하나, 주방엔 냄비 하나 굴러다니질 않는다. 하지만 송씨는 수납에 앞서 마이너스 라이프를 위한 기본 원칙을 제시한다. 뭐든 갖고 싶고, 사고 싶은 게 있을 땐 집에 남아있는 공간부터 생각해보라는 것. 은행 잔고에 앞서 공간부터 떠올리면 일단 마음을 접을 수 있다고. 최근엔 커다란 믹서가 갖고 싶지만 참고 있는 중. 그러니 오히려 집안살림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남편 서씨의 귀띔.


부부의 마이너스 라이프는 블로그(http://blog.naver.com/krs77)를 타고 생생 전달되고 있는 중. 계절마다 두 번씩 테마가 달라지는 인테리어 사진 물론 그 요령까지 자세히 소개해 많은 블로거들이 찾고 있다. 자신의 집도 송씨 부부의 집처럼 심플하게 정리하고 싶다며 마이너스 라이프에 동참하는 이웃도 많다. 몸이 좀 고달프면 어떤가. 내 몸에 맞는 집, 내 몸에 맞는 인생이야말로 송씨 부부의 즐거움이다.

행복플러스
글=문영애기자
사진=이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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