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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지하의 집을 말하다] 가수 하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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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의 집을 말하다] 가수 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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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 뮤직 비디오라도 촬영한 것일까. 강렬한 컬러와 반짝이는 비즈 장식이 돋보이는 에스닉 패브릭으로 꾸민 침대, 술병을 활용해 만든 촛대와 별 모양 모로칸 램프, 그리고 유럽 어디에선가 봤을 법한 인형극 가면 장식…. 10평 남짓한 이곳에 어둠을 배경으로 펼쳐진 이국적인 풍경은 비범함 그 자체다. 침대 옆에 놓인 신시사이저와 기타, 아코디언 등의 악기가 아니었다면 이곳이 음악가의 작업실이라는 것을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마치 영화 세트장 같은 공간. 애잔한 떨림과 깊은 음색으로 ‘출국’, ‘난치병’ 등의 노래를 히트시킨 가수이자 윤종신, 박정현 등의 가수의 곡과 각종 드라마 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하는 뮤지션 하림(본명은 최현우) 씨의 음악은 바로 3년 전부터 이 에스닉한 ‘정신적인 지하 작업실’에서 태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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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라는 이름으로 밤낮이 바뀌어 살다 보니 자연스레 어둠이 익숙한 삶이 되어버렸네요. 밤에 작곡할 때도 형광등을 환히 밝히고 일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간접 조명이나 촛불을 밝혀 최소한의 빛으로 집중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는 직업으로 보나 취향으로 보나 어두운 지하에서 살 수밖에 없다. 밤새 작업을 마치면 남들이 출근하는 밝은 아침에 잠을 청하고, 아무리 뛰어난 조명 기구가 있다 하더라도 촛불을 켜야 마음의 안정을 찾는 뚜렷한 개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수 초창기에 오랫동안 지하에 살아봤던 그는 지하에서의 안정감과 아늑함은 좋지만 체질상, 건강상 잘 맞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선택한 현재의 작업실은 그 중간지대인 어느 정도 바깥과 소통하는 창이 있는 반지하. 그는 자신만의 완벽한 ‘정신적 지하 세계’를 꾸미기 위해 가장 먼저 형광등을 떼어내고, 최소한의 빛이 들어오는 창문을 나무 패널로 매정하게 막아버리기에 돌입했다. 형광등 대신 고흐의 그림이 그려진 우산을 조명 갓으로 응용한 간접 조명등 하나가 설치되었고, 창문을 막은 나무 패널 벽에 여행길에서 구한 에스닉 소품과 초를 놓아 그럴싸한 분위기를 낼 무렵, 하림 씨는 이곳을 또 한번 독특한 지하로 변신시켰다. 벽면을 모두 푸른 바다 빛깔로 칠해 잠수함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 것이다. “자연스럽게 붓 터치를 살려서 칠을 하니 파도 같은 느낌도 들고, 물살이 이는 듯한 착각도 들지요. 같은 지하라 해도 왠지 바다 속은 좀 더 낭만적이고 상쾌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잠수함 속에 펼쳐진 이국적인 풍경. 유쾌한 반전과 대비가 공존하는 가수 하림 씨의 작업실은 보면 볼수록 새로운 매력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흥미진진한 보물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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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두울수록 멋진 하림 씨의 작업실.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뮤지션의 공간답게 촛불과 이국적인 패브릭, 소품 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2 유난히 촛불을 좋아하는 그는 마치 제단처럼 계단형 수납 박스를 만들어 그 위에 그간 모아온 초와 촛대를 진열해놓았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양주병을 재활용한 램프. 병 바닥 부분을 절단해 초를 넣어 만든 것으로 그의 최근 야심작이라고. 3 어둠의 미학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명에 신경 써야 함을 잘 아는 하림 씨. 그는 밝은 형광등 대신 옷 가게 쇼윈도에서 사용하는 스포트라이트를 선택했다. 천장에 레일처럼 설치한 쇠 파이프에 조명을 고정시키고 우산으로 조명 갓을 만든 기지를 발휘했다. 4 별도의 현관이 없는 것이 아쉬워 주변 공사장에서 버린 파벽돌로 멋진 현관을 마련했다. 벽돌 줄을 맞추는 데 몇 번이고 시행 착오를 겪은 결과 이처럼 자연스러운 형태를 만들 수 있었다고. 5 어두운 지하 세게를 연출하기 위해 그나마 있는 창문을 나무 패널로 막아 벽면을 만들었고, 여기에 각종 소품을 걸어놓았다. 6 환기와 공기 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소형 선풍기를 천장에 거꾸로 매달아놓았다. 날개가 움직이는 기러기 인형을 매치한 센스가 돋보인다. 문은 빨간 페인트로 칠해 포인트를 주었다. 하림 씨는 심심할 때면 이 문 위에 분필로 낙서삼아 그림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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