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은 요리를 만드는 곳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주방은 가정의 중심 역할을 해 왔다. 사람들은 주방에서 자연스럽게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집안의 대소사를 논했던 것이다. 남자들을 주방에 드나들지 못하게 금기시하는 문화만 아니라면 보편적으로 주방은 가정이라는 사회가 가진 정보를 공유하는 중심지였던 것이다. 하지만 근대에 들어서는 집안에 응접실이나 서재 등 별도의 만남의 공간을 만들면서 주방의 우선순위가 다소 밀리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방이 다시 주거공간의 전면부로 나서고 있다. 오늘날의 주방은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기능을 담아야 한다. 오늘날의 사회가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조건충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구조건 수용은 단순히 주방 자재, 겉모양 디자인, 기술 같은 표면적인 것을 바꾸..